며칠 전에 신발을 샀어요. 지나다가 상점
에서 한켤레에 1만원이라고 붙여놨던걸
보고 관심이 생겼거든요. 그런데 신발이 허
접해 보이지 않고 색깔도 화려했어요. 괜
찮은 신발이 많더라구요.
운동화가 뭐 다른건 없다고 생각해요. 예전
에는 '나2키'나 'li복' '아six' 같은 유명 브 랜드만 운동화인줄 알았어요. 부모님께 운동
화 사야한다고 돈달라고 했던 저를 생각하
면 어머니, 아버지께 너무 죄송해요.
뭐 제가 부모님께 돈을 맡겨놓은 것도 아닌
데 당당히 운동화 산다고 옷 산다고 돈 달
라고 했는지 예전의 철 없던 저를 생각하
면 지금도 부끄러워 얼굴이 화끈해져요.
지금 이렇게 보니까 이름없는 값싼 신발도
신고 다니기에 너무 좋은 신발이예요. 신발
이 가볍고 찢어지지 않아서 물이 새지만
않으면 되는 것인데, 어렸을 때 비싼 신발
과 비싼 옷만 사느라 부모님께서는 조금만
써도 되는 돈을 과소비하게 해드렸어요.
그렇다고 부모님이 원하는 바를 해드린 것도
별로 없어요. 이렇게 지난 저의 인생을 돌
아보니 부모님께 못된 짓만 골라서 했던 제
가 밉습니다. 저의 어머니는 떼쓰는 저를
보며 얼마나 속상하셨을까요! 이제 부터라
도 어머니께 맛있는거 많이 사드리고 속 썩
이지 않아야 되겠다고 생각이 팍 들어요.
나이가 든 지금 보니까 브랜드, 명품 같은거
저에게는 그다지 주요한 게 아니로군요. 그
렇지만 저의 아이들은 저의 예전과 똑같겠
죠. 애들끼리는 서로 보여주는게 중요하니
까요. 뭔가 남보다 좋은걸 보여줘야 하는
게 이 세상일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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