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1 년 중에서 가장 좋하는 1 년 동안 기다렸던 어린이날이다. 어른인 나로서는 그다지 기다려지는 마음이
없었지만 아빠 입장으로서 기다려지는 날이라 할 수 있겠다. 아들에게 밉보이는 아빠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틀 전부터 아이와 어디를 가볼까 고민을 많이 했다. 아들이 아주 어린 아기였을 때나 자신의 주장이 그다지
강하지 않았을 때는 아무곳이나 가고 싶은 곳을 정해서 잠깐 갔다가 돌아오면 되었는데, 이제는 아들이 자기 생각을
강하게 표현하니까 그렇게 얼렁뚱땅 넘어가지는 못한다.
아들은 아직은 큰 놀이공원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물론 나도 고등학교 때까지 서울랜드나 에버랜드같은 놀이동산을
좋아하기는 했다. 그렇지만 어린이날에 놀이공원에 가는 건 아주 꺼려지는 점이 있다. 어린이날에 놀이공원에 방문
하는 건 아주 당연한 듯 하다. 그리고 별 고민하지 않고 갈곳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단점도 장점
못지 않게 크지 않은가. 어린이날에 에버랜드에 방문해봤다면 놀이기구를 이용하는데 얼마나 불편한지 그 힘들었던
경험을 금방 기억하게 된다. 아이와 함께 놀러 가는 것이 아니라, 고생하러 가는 것 같다고 할까! 그래서 선뜻 놀이동산
을 선택하기 곤란하다. 서로 눈치를 본다. 아빠의 생각이 어떤지, 엄마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들은 어떻게 하고 싶어하는지
그리고 부부끼리도 눈치를 보면서 직접 그곳은 피하고 싶다고 말하지는 못한다.
어쩌면 자녀들은 그렇게 힘들다고 해도 꼭 놀이공원으로 가고 싶어할지도 모른다. 아들 딸이 꼭 가고 싶다면 부모가
어찌 그 바람을 꺽을 수 있는가. 힘들어도 즐거운 마음으로 아이가 좋아하는 곳으로 가야한다. 그렇지만 아이가 굳이
놀이공원을 가고 싶어하지 않는다면 일부러 그곳으로 가야되지 않느냐고 부모가 그곳으로 유도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건 달라서, 사람이 많이 몰리고 입장하는데만 한 시간이 걸려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놀이기구 하나를 이용하는데 한 시간씩 기다리는것도 즐거운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과정이
의미없는 시간이라고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불편하다는 것을 예상하면서도 놀이공원으로 향하는 사람도 많을 테고,
심하게 붐빌거라는 점을 예상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이번에는 우리가족은 놀이공원은 선택하지 말자는 의견일치를 보았다. 어디를 가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몰릴테지만
다른 곳은 놀이공원보다는 쾌적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아빠인 나는 경기도 어느 산이나 강원도 목장같은 곳에
다녀오자고 말해봤는데, 엄마와 아들은 영화보고 맛있는 점심 먹자고 한다.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나의 생각만 옳다고
밀어붙일 수는 없다. 옳다고 생각하는 의견은 여러가지이다. 아빠로서는 아이의 교육도 중요하기에 온 가족이 하루 종일
서점에 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이천이나 여주에서 개최하는 도자기축제도 좋다고 생각한다. 도자축제에서
도자기를 빚어보는 체험을 하면서 아이가 도자기를 만들고 싶어하는 마음이 자랄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 교육도 중요하지만 가족의 의견이 더 중요하니까, 아내와 아들의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 가족이 모여서 놀고 즐기는
날에 아이 교육에 치중하면 가족 모두가 우울해질 수 있으니까 하루동안 즐기기만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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